기사제목 [영담 스님] "우리 모두 인내심을 갖고 '통일의 길' 함께 걸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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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담 스님] "우리 모두 인내심을 갖고 '통일의 길' 함께 걸어가야"

원 코리아 리더
기사입력 2018.10.2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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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s.jpg▲ 영담 스님(석왕사 주지) /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상임고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북한은 세계에서 최악의 종교자유 침해국으로 지목된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성사 여부에 대해 국내외적 관심이 고조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많은 선교사들이 북한에서 국가전복음모죄로 체포-고문-구속의 고통을 겪었다. 그 때문에 북한에서 기독교가 어떤 종교보다도 가장 심하게 탄압당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불교도 예외는 아니다. 사회주의 체제의 북한에서는 신앙의 자유가 원천적으로 봉쇄되기 때문에 어느 종교도 정상적으로 존립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북한에도 종교자유를 위장하여 선전하기 위한 외형만의 몇몇 상징물이 존재하긴 한다. 2007년 복원된 신계사(神溪寺)가 대표적 상징물이다. 명목상의 북측 불교계는 남측 불교계와 공동으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여의 공사 끝에 신계사를 복원했다.(금강산의 4대 사찰 중 하나로 꼽혀온 신계사는 519년에 축조된 고찰(古刹)이었으나 6·25전쟁으로 불타 없어지고 돌탑만 남아있었다.) 그렇게 복원된 신계사는 남북 불교계의 교류와 민족 화해, 그리고 북한의 종교자유까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몇 차례 방북 경험이 있는 불교계 원로 영담 스님은 이를 부인한다. 그는 "결코 종교 목적의 복원이 아니었다”고 단언한 후 "신앙적 교류가 아닌, 금강산 관광객 유치 등 문화적 목적사업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산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석왕사의 주지인 영담 스님의 방북경험은 과거 민주평통자문회의 위원 자격으로 이루어졌다. 스님은 지금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상임고문 등도 맡아 남북교류와 한반도 통일을 위한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통일에 대한 염원이 뜨거운 만큼 스님은 최근의 한반도 정세에 대해 우려와 기대를 섞어 이렇게 강조했다. “통일로 가는 길이 쉽지 않다. 국민 모두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이 길을 걸어가야 한다.” 

인터뷰·글 허경은 / 사진 이용현


“베풀라, 이롭게 하라, 함께 하라”

- 국제 사회가 북한을 향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한 종교의 실태는 어떠하며, 국제사회의 압력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나?

“종교계를 비롯해 국내의 많은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도 그런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북한 체제가 종교의 자유를 허락한다는 것은 사실상 매우 어려운 일이고 어떤 작은 변화도 당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기독교 사례로 보더라도, 평양에 봉수·칠골 교회 등이 있지만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적 효과로서 존재하는 것이며, 신자에 대한 통계도 없다. 불교도 다르지 않다. 과거 북에서 전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지냈던 박태화(1919~2005)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그나마 일본 점령기때까지 승려 생활을 했던 사람이었으나 그 뿐이다. 지금 북에는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진정한 성직자는 없으며, 북에서 교회 목사나 사찰 스님이라고 내세우는 사람들은 사실상 건물 관리자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생기길 기대하는 것은 북한 체제의 실상을 모르는 사람들의 주장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를 장기적 목표로 두고, 우선은 신앙을 앞세우지 않으면서 인도적 지원 차원의 교류로서 종교인들이 나선다면 호응할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 북한에서 종교의 자유가 당장은 어렵더라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국내 종교인들의 노력은 이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불교에서는 중생을 제도할 때 사섭법(四攝法)에 의해 가르치라고 한다. 여기서 섭(攝)은 포섭, 즉 중생을 불법(佛法)에 끌어들이기 위한 것을 말한다. 우리가 북한의 변화를 위해 그들의 마음을 사야하니, 이 가르침도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섭법에는 보시섭(布施攝), 애어섭(愛語攝), 이행섭(利行攝), 동사섭(同事攝) 등 네 가지 태도를 포함하고 있다. 첫째, ‘보시’는 베푸는 것이다. 금전이나 재물과 같은 재시(財施), 아는 지식이나 진리를 나누는 법시(法施), 상대로 하여금 두려움을 없애게 하는 무외시(無畏施)가 이에 해당한다. 둘째, ‘애어’는 좋은 말로써 사랑스럽고 부드럽게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이행’은 상대에게 이로움이 가도록 하는 것이고 넷째로 ‘동사’는 상대와 고락을 같이 하며 그가 바른 길로 가도록 돕는 것이다. 북한의 변화가 쉽지는 않겠으나, 우리가 이런 네 가지 마음가짐으로 인내하며 그들을 대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 주도의 남북협력 못지 않게 민간교류도 중요" 

- 지난 일년은 남북 정상회담이 몇 차례에 걸쳐 이어지는 등 한반도에 큰 변화의 시기였다. 올 한 해를 어떻게 평가하나.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과거 정부에서 막혔던 남북 관계가 다시 뚫리며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에 놓였다. 하여 앞으로도 발전적인 변화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과거 진보 정권과도 다른 점이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으나 모두 임기 중후반에 회담이 이뤄져 그 힘이 지속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다행히 임기 초반에 정상회담을 했다. 앞으로 정책 추진 등에 있어 정부가 좀 더 지속력을 가지고 변화를 꾀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물론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남북 교류가 활발해진 것은 반길만하나 너무 정부의 힘이 커졌다. 정부 주도의 교류가 확대되면 민간단체의 힘이 위축된다. 그리고 남북관계를 너무 정치적 사안으로만 몰고 가도 안 되는데, 정부의 힘이 강해지면서 정치적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런 점은 우려할 만한 사항이라고 본다.”

- 지금의 분위기로는 민간교류의 활성화가 어렵다고 전망하는 것인가.

“그렇다. 지금 북한에서는 민간 차원의 접촉이 아주 작게 보일 것이다. 올 한 해 동안 정부 차원의 거대한 접촉과 교류가 이어져왔다. 단발적으로 한번씩 교류를 해도 큰 이득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민간측 제안이 눈에 들어올 리 없다. 물론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 있지만, 민간교류도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우리 정부가 완급조절을 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앞으로도 민간교류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민간교류에서의 장애물 중 하나가 바로 북한의 모니터링 거부인데, 이런 북한의 특성과 입장을 민간단체들도 고려하면서 새로운 접촉 방법과 절차 등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 후대는 하나된 땅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기를!"

- 시민들이 주도하는 통일운동에 오랫동안 동참해오고 계시는데...

“한반도 통일은 우리 민족이 당면한 과제로, 아무리 힘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실현해야 할 숙명이다. 2012년경부터 시민과 민간단체들이 연대한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통일천사) 활동에 동참하게 됐다. 종교와 이념을 초월하여 시민들이 연대해 통일운동을 펼친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연유로 지금까지도 함께 해 오고 있다. 불교, 기독교 등 모든 종교인들의 신앙 활동은 궁극적인 목적이 평화 운동이지 않겠나. 모든 종교인은 평화를 사랑한다. "
 
- 통일운동을 이어오는 동안 시민들의 통일 의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는가.
 
“근래 몇 년 사이에 통일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한반도 정세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음악 등 문화적 접근을 통해 시민들에게 통일 캠페인을 펼친 것은 청년 세대들의 의식 변화에 특히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전에 통일천사에서 만든 노래 ‘원 드림 원 코리아’가 판문점 정상회담의 만찬장 피날레 곡으로 쓰이기도 했다. 한국인들의 의식 변화에 상당히 효과가 있었고 청소년들이 관심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일이었다.”

- 앞으로 4개월여 후면 3·1운동 100년 기념일을 맞게 된다. 그 의미를 되새기면 이제는 독립을 넘어 통일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긴요한 시점이다. 시민들의 동참을 위해 메시지를 남겨달라.  

“남북은 서로 70여 년을 적대시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하루아침에 이 관계가 바뀐다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조급해하지 말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서로 신뢰가 쌓이도록 다가가고 마음이 열리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기성세대들의 노력이 밑으로부터 올라와 청년 세대들이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다음 세대들이 하나된 평화로운 나라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이 길을 함께 걸어가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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