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북핵 문제 해결의 최종 열쇠는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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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해결의 최종 열쇠는 통일”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기사입력 2018.07.0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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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2일 ‘세기의 만남’으로 평가되는 미국 트럼프 도널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 실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합의문이 도 출됐다. 그러나 합의문에는 구체적 비핵화 이행방안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앞으로 이어질 후속회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의 기고문을 통해 6·12 북미정상회담의 의 미를 되새기고 향후 정세를 전망해 본다. <편집자>

김백산.jpg김백산 지구촌평화연구소 대표
세계적인 기대를 모았던 6·12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 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실현에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결과적으로 북한 정권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를 다시 확인한 기회였을 뿐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도 처음부터 이번 정상회담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회담에 임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회담 준비과정에서 미국과 북한은 특사왕래를 통해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여러 차례 실무협상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문에 북한의 CVID(완벽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폐기)는 명문화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만을 명시했다. 이는 북핵 페기에 대한 절반의 성과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성과의 소득은 북한 쪽이 훨씬 크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북한은 시간을 벌었지만 미국은 강력한 압박 수단인 군사적 옵션을 포기한 꼴이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미국은 북핵 해결을 위한 선택지가 줄어든 상황을 만든 셈이다.
 
결국 미국의 운신 폭이 사실상 줄어들게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차후의 협상에서 북한이 유리한 위치를 점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 우호관계 강화를 활용하여 미국의 압박에 저항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김정은이 다시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러한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북한이 북핵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북방 3각동맹을 부활시키려 한다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 또한 평탄하지는 않다. 북핵 해결의 과정에서 미국 내 정치 일정과 맞물려 초조한 상황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올해 안에 북핵 폐기에서 미국 국민과 의회가 납득할 만한 수준의 성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
 
문제는 앞으로 북미간의 대화와 협상이 계속된다고 해도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길을 확실하게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근본에서부터 해결을 위한 방법론에 기초하지 않으면 북핵 문제는 결코 풀리지 않을 것이다.

주지하듯이 핵무기를 체제 및 정권을 보장받는 유일한 수단으로 여기는 북한 정권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개혁의 길로 나오기는 대단히 어렵다. 핵무기를 만능의 보검으로 생각하는 정권이 그것을 스스로 포기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 더구나 최근에 드러났듯이 북핵 협상 과정에서 주변 강국의 지도자들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과도할 정도로 예우하고 있는 것은 북한 정권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위험성도 있다.

06 s.jpg▲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업무오찬을 마친 뒤 산책하고 있다. (사진=SBS 캡쳐)
 
실제로 북한은 그들이 미국, 중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북한지도자들이 핵무기를 체제 보장을 위한 보검이 아니라 오히려 체제파탄의 독약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할 때 비로소 문제가 풀릴 수 있는데 현재의 북한 정권에서는 핵무기 포기와 체제 보장은 상호 모순적인 관계를 가진 목표일 뿐이다. 두 가지 목표가 동시에 만족될 수 있는 길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결국 궁극적인 해결책은 북한 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터 위에서 남북의 평화적인 통일을 이룩하는 것뿐이다.
 
북한 체제의 변화를 위해서는 북한 지도부가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개방·개혁 정책을 추진하고 체제를 전환해 나가는 방법이 있다. 몽골 같이 성공적인 체제전환을 이룬 국가가 하나의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권력 주체들의 기득권 포기가 선행돼야 하는데, 북한의 경우는 봉건적인 3대세습 독재정권이라는 본질 때문에 결코 그것이 가능할 것 같지가 않다.
 
결국 북한 주민들 스스로가 자기 운명의 주인으로서 북한 체제를 민주적이고 인간적인 사회로 변화시키는 노력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는 북한 주민의 각성을 유도하고 김정은 정권을 대체할 대안적 엘리트들의 성장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북한 사회에 외부 정보의 유입통로를 넓히고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종교 자유의 허용, 정치범 수용소 폐지 등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준으로 인권을 개선해 가도록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그렇게 하면 북한의 변화는 필연적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조차도 북핵 문제 해결을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초하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해 이용하는 듯싶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목표가 순수하지 못하면 상대의 전략에 휘말리기 쉽다. 만일 북한이 북핵 협상에서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도 올려주고 자신들의 목적도 달성하는 방향으로 맞춤형 전략을 구사한다면 트럼프는 충분히 함정에 빠질 수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재선을 위해서라도 북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결정적 시기를 지금 보다는 미국 대선 시기인 2020년 정도가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 것은 북핵 폐기 과정에 있어서 최대한 시간을 벌고자 하는 북한의 이해관계와 일치된다. 이를 반영하듯이 트럼프는 비핵화가 20% 정도 진행되면 되돌아갈 수 없는 시점에 될 것이라고 보고 그 때가 되면 제재를 해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도 의미 있는 북핵 폐기에 2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를 언론에 흘리고 있다. 이로 미루어 앞으로 국제사회는 2년 여 시간을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며, 그동안 북한 주민들의 비인간적 삶은 연장될 것이다. 문제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 정권은 미국으로부터 체제보장을 확보하고 중국 등의 협조를 받아서 그들이 처한 딜레마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시간을 벌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제부터 국제사회는 북핵 폐기 협상에 대해 더욱 냉철하게 주시하면서 미국과 북한의 정권담당자들이 진정한 인류의 평화와 안전, 그리고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과 삶의 질의 향상이라는 보편적 비전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북핵 폐기 협상을 진행되어 나가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적인 이해관계나 이념적 편향성에 사로잡히지 않은 국제적인 평화운동 단체와 시민사회 지도자들이 세계평화와 인류 보편적 가치 실현이라는 비전을 공유하고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인류보편적 가치와 비전에 기초하여 국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가 정책을 견인해 나간다면 북핵 문제가 올바른 방향에서 해결되고 그것을 계기로 세계평화 실현의 결정적 토대가 구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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