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승일 테너] “세상에 실현 불가능한 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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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일 테너] “세상에 실현 불가능한 꿈은 없다!”

희망을 일구는 사람들
기사입력 2017.10.3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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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9.jpg▲ 김승일 테너
 
“임파서블(impossible)했던 저의 꿈이 파서블(possible)하게 되었듯 여기 계신 분들의 꿈도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 지난 9월 13일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전국중앙운영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성악가(테너) 김승일씨가 한 말이다. 그는 이날 통일천사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고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는 활동에 적극 참여할 것을 다짐하며 자신의 성공스토리에 빗대어 소감을 전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9월 21일에는 통일천사 서울본부 창립식에도 참석해 ‘노래’로 인사를 대신했다. “우리의 소원이 이루어지고 항상 밝은 날만 가득하길 빈다”며 이탈리아 노래 ‘오 솔레 미오’(O sole mio: 오! 나의 태양)를 부르고 이어 “통일 후 모두가 가볼 수 있길 바란다”며 ‘그리운 금강산’을 열창했다. 그는 폴 포츠, 조수미 등 세계적 성악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글로벌 투어도 하는 등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어 시민사회 행사에 기꺼이 참여해 재능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통일부 문화네트워크 기획위원으로도 활동했던 그는 “통일은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늘 마음속으로 염원하고 있어야 할 일”이라 강조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의 분야에서 진실된 노력을 이어가는 것”이라 말했다. 통일 문제는 물론 삶에 대한 그의 이 같은 소신은 그가 힘든 환경 속에 있었을 때 그를 믿고 응원해 준 누군가의 손길이 있었기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

인터뷰·글 허경은


음대 중퇴하고 야식 배달

‘김승일’이란 이름은 낯설더라도 ‘SBS 스타킹에 출연했던 야식배달부’라고 하면 무릎을 치며 방송 장면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성악가로 이름이 알려지기 전에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먼저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지난 2010년 SBS 인기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서 ‘목청킹’이란 코너에 처음 등장했다. 일반인들의 재능을 발굴해낸다는 취지의 방송으로 많은 사람들의 도전이 이어졌는데, 김 씨의 스토리가 더욱 주목 받은 이유는 그가 당시 처해있던 상황 때문이다.

034.jpg▲ 김승일씨가 지난 2010년 SBS '스타킹'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모습 <출처=SBS'스타킹' 방송화면 캡쳐>
 
“방송 출연 전에 전 한양대 성악과에 재학 중이었는데 어머니의 갑작스런 병환으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학업을 포기하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노점상에서 일하기도 하고 택배 배달원, 야식 배달부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살았는데, 그래도 노래에 대한 꿈은 항상 품고 있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야식을 배달하러 달려가는 길은 그에게 노래하기 가장 좋은 무대이기도 했다. 행운은 우연히 다가왔다. 어느날 그의 노래 실력을 아깝게 여기시던 야식집 사장이 ‘스타킹’ 프로그램에 제보를 했고 그것을 계기로 방송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한 번의 방송 출연이 그에게 가져온 변화는 컸다.

도전이 가져온 변화

“가장 큰 변화는 직업 전선에서 뛰다가 지금은 무대를 뛰게 되었다는 점이겠죠. 지난 날을 떠올리면 실로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의 변화를 이끈 배경에는 그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조력자들이 있었다. 배우 조재현, 성악가 김동규, 가수 조영남 등 유명인들을 비롯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꾸준히 물적·심리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유투브를 통해 퍼진 그의 영상은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한국의 폴포츠(2007년 영국 오디션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해 화제가 되어 휴대전화 판매원에서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하게 된 영국의 오페라 가수)’라고까지 소개되었다. 미국에서 공연을 이어간 그는 美명예시민증까지도 받았다.

“대학을 1년밖에 마치지 못하고 이후 10년간 15개의 직업을 전전했으니, 노래라는 무대와는 완전히 멀어진 줄 알았는데… 감히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벌어진 것입니다. 가장 큰 조력자를 꼽자면, 저와 7년의 인연을 맺어와 한 가족처럼 지냈던 야식집 사장님일 것입니다.”

김 씨는 방송을 탄 이후에도 1년여 간은 계속해서 야식 배달일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학교에도 복학해 학업을 마치고 성악가로서 제2의 삶을 맞았다. 지난 해부터는 남서울예술종합학교 특임교수로서 후배들도 지도하고 있다.

040.jpg▲ 김승일 테너
 
나의 목소리가 통일에 기여할 수만 있다면...

해외를 오가며 무대 위에 서느라 분주한 김 씨가 특별히 통일 문제에도 관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반도 분단을 해결하고 통일을 이루는 것은 우리나라의 역사적 과제이자 한국인에게 주어진 사명 아닐까요. 최근 통일천사측이 저를 홍보대사로 위촉한 건 그런 사명을 맡긴 것이라는 뜻에서 감사하고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평소에도 저의 목소리가 어려운 곳에 희망을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하물며 한반도 통일 아닙니까. 저의 노래를 통해 시민들에게 통일 염원을 전하고 관심을 모을 수 있길 바랍니다. 제 목소리가 쓰일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김 씨는 주로 국가 행사에서 통일을 노래해왔다. 통일부 주관의 광화문 음악제, DMZ 문화행사, 세종문화회관 통일부행사 등인데 이제는 본격적으로 시민사회와도 함께 하게 된 것이다. 국가적 행사나 국내외 유명 행사에 설 때와 비교하면 음향 시설이나 무대 등 노래할 수 있는 환경이 전반적으로 열악한 편이지만 그럼에도 그는 어느 무대에서나 성심껏 열창한다. 통일천사 서울본부 창립식에서 그가 열창했던 모습에서 그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우리는 반드시 “빈체로(승리하리라)~!”

김 씨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이자 즐겨부르는 노래가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온 ‘네슨 도르마’(Nessun Dorma: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고 말했다.

“가사를 다 이해하긴 어렵겠지만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노래죠. 마지막 부분에서 ‘빈체로(Vincero)’를 외치는데 한국어로 ‘승리하리라’라는 뜻입니다. 제가 생활고에 시달리며 어렵게 지낼 때에도 이 노래를 들으며 힘을 내곤 했습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지만, 그때 간절히 바라던 성악가의 길을 지금 걷고 있으니 결국 그 가사처럼 어느정도 승리를 이룬 게 될까요. 많은 분들에게도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힘을 얻고 꿈꾸는 것들을 이뤄갔으면 좋겠습니다.”

오페라 투란도트(Turandot)는 중국 북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절세미녀인 공주 투란도트는 자신의 언니가 형부에게 살해당한 것을 계기로 사랑을 믿지 않고 누구와의 결혼도 하지 않으려 한다. 청혼을 해 오는 남자들을 물리치기 위해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내고 그것을 다 맞춘 자와 결혼하기로 하는데 그 때 나타난 왕자 칼리프가 수수께끼를 모두 풀게 된다. 그때 칼리프 왕자가 부른 노래가 ‘네슨 도르마’이다. 투란도트가 칼리프에게서 깨달은 것은 ‘사랑’이었다. 상처로 인해 사랑을 믿지 않던 공주가 사랑을 느끼게 된 것은 왕자의 열정과 진심이었다.

김 씨가 처음에 했던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도 흔히 ‘임파서블’(Impossible)에 점 하나만 찍으면 ‘아임 파서블’(I’m possible)이 된다고 하지 않던가. 점 하나, 그것은 생각의 전환일 수 있고 열정있 수 있고 간절한 소망일 수 있다. 
용기를 내 방송에 발을 내디딘 김승일처럼, 수수께끼를 푸는 동안 공주에게 사랑을 느끼게 한 칼리프처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용기, 도전,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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