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진 통일천사-대전] “시민운동에서도 진보·보수의 균형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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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통일천사-대전] “시민운동에서도 진보·보수의 균형이 중요”

희망을 일구는 사람들
기사입력 2017.07.0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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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jpg▲ 신진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대전본부 상임대표
 
신진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이하, 통일천사) 대전본부 상임대표를 처음 만났던 건 지난 해 9월 중순이었다. 당시 북한이 5차 핵실험(2016년 9월 9일)을 했고 중국, 러시아 등을 포함한 55개국이 이에 대해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등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가 강력해지는 분위기였다. 국내에서는 사드배치를 두고도 찬반여론이 팽팽히 맞서던 시기였다. 그 당시 평화문제연구소 소장이던 신진 대표를 만나 우리가 가야 할 안보 전략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었다. 

그로부터 불과 9개월이 지나는 동안 대한민국은 촛불 시위, 대통령 탄핵 등의 격동을 거쳐 새 정부가 출범했다. 그 동안 지역 시민운동가로서도 활동해 온 그를 지난 6월 중순에 다시 만
났다. 시민사회가 통일 준비 운동을 어떻게 벌여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였다. 

시민운동을 주도하고, 전략가로서 정책 연구에도 관여하는 신 대표는 국민 여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편향된 여론의 폐해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했다.

인터뷰 / 글·사진 허경은


군사시설 이토록 공론화 된 것, 전대미문의 일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로 文정부는 지난 정부에서 결정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행할 것이나 적합한 환경영향평가를 거칠 것이라고 했다. 신 대표는 국가안보와 관련한 전략 연구를 해 온 학자답게 아직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사드 배치 논란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지난 해 말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여론이 극한 대립을 했을 때 “군사·안보 전문가로 미국을 30여 년 오가면서도 알 수 없었던 미국의 사드 위치마저도 한국의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됐다”고 개탄한 바 있는 신대표는 지금 논의되고 있는 ‘환경영향평가’대 대해서도 큰 우려를 토로했다.

“이는 전대미문의 일입니다. 지난 정부가 사드 배치를 국민들에게 물어보는 것 자체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환경영향평가를 한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성주 인근에 추락한 북한제 무인기(드론)에서 사드 배치 현장을 촬영한 사진들이 발견되었죠. 군사시설의 기밀 보호가 전혀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환경관련법에는 사드와 같은 국방, 군사시설에 대해서는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아니한다는 예외 규정이 있다. 또한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더라도 군사상 고도의 기밀보호가 요구되거나 군사작전의 긴급한 수행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국방부장관이 환경부장관과 협의해 실시유보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사드 배치의 시기, 규모, 위치 등의 정보는 전 국민은 물론 북한에서도 밥상 위 반찬거리처럼 다루는 일상적인 이슈가 되고만 상태이다.

036.jpg▲ 지난 3월 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글로벌피스컨벤션 2017’의 통일 세션에서 발제를 하고 있는 신진 대표의 모습

“절대로 두 번의 전쟁은 안돼”

신 대표는 “우리의 안보를 튼튼히 하기 위한 방어체계로서의 무기는 반드시 필요하나, 그 무기들이 사용되는 날이 와서는 안된다”면서 만에 하나 발발할지도 모를 전쟁을 걱정했다.

“전쟁이 나서 나라가 폐허가 된다면, 국민들은 또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생하며 살아야 합니다. 장·노년층 세대들이 걸어온 길을 지금의 청년들이 다시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것이 전쟁 없는 평화통일이 절실한 이유라는 설명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제2의 햇볕정책 같은 퍼주기식 대북지원이 그 방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지금의 평양은 우리나라 90년대 말 정도의 수준으로 잘 사는 편입니다. 그러나 평양 밖의 지역에서 살고 있는 약 2200만명의 주민들은 우리가 60년대 초반에 겪은 보릿고개처럼 어렵게 살아가고 있죠. 그렇다고 하여 다시 쌀을 보내거나 개성공단 등을 재가동하면서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은 그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원조만 가지고 성장할 수 있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는 아프리카 각국의 현실이 이를 잘 말해 준다고 덧붙였다.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오히려 원조 때문에 성장을 못했다며 원조를 거부하는 곳들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탈북민들로부터 들은 이야기와 다를 바 없었다. 그들은 장마당을 사례로 들며 “북한이 경제적 압박을 받자 주민들의 자급자족 능력은 더 커졌다”고 말하고 “외부로부터 인도적 지원을 받든 안받든 일반 주민들은 언제나 어려웠다. 차라리 지금처럼 주민들이 스스로 시장경제의 맛을 알고 개방의 길로 가도록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 했다.

탈북민, 경제활동 할 때 자신감 얻어

신 대표가 이끄는 통일천사 대전본부는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직업교육을 기초과정부터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들과 만나 함께 식사하며 소통하는 시간도 갖고 여가를 즐기며 외로움을 달래주기도 하지만, 직접 이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만한 것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생각한 것이 직업 교육입니다. 물론 한국에서의 정규 교육과정을 밟았다거나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게 아니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자신감도 많이 결여돼 있구요. 그래서 시작한 게 공예 기술입니다. 처음에는 가볍고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종이·가죽·금속공예 등의 수업으로 흥미와 자신감을 찾게 해 주고, 그 다음에 심화과정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통일천사 대전본부는 지난 해 기초과정으로 생활공예 실습 교육을 시작했다. 탈북민뿐 아니라 대전지역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의 외국인들도 참여했다. 낯선 환경에서 겪는 어려움을 서로 위로하고 응원하며 친분을 쌓을 수 있기에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올해에는 보다 심화된 과정으로 개설돼 매주 토요일 저녁 전문 강사로부터 실습교육을 받는다. 신 대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강좌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교육성과가 정말 직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시대가 변해서 단순한 수공예 기술 외에도 컴퓨터를 활용한 웹디자인 등의 IT 기술도 필요로 합니다. 그러한 전문 기술을 교육하는 강좌는 구청, 시청 등 지자체에서도 많이 개
설돼 있는데 우리의 교육과정들이 지역 기관 프로그램과도 연결되도록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경제자립 아니겠습니까. 스스로 생산적인 일을 하고 그로 인해 수익을 창출하는 등의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야 적응도 빠르고 자신감도 찾게 됩니다.”
 
“건강한 국가되려면 시민사회의 다양한 목소리 필요”

시민사회에서의 활동과 국가의 전략을 논하는 연구를 두루 해 온 신 대표는 정권 교체에 따라 바뀌는 대북 정책만큼이나 시민 운동의 방향도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지금 한국 사회의 시민운동은 굉장히 편향돼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블랙리스트만 걱정하는데, 화이트리스트도 존재합니다. 집권 세력과 이념이 다르면 정부지원금을 받거나 활동영역에 보이지 않는 제재를 받을 수 있는 반면 다른 한쪽에는 적극 지지와 지원을 받는 화이트리스트 단체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는 국민의 목소리라고 언론에 보도되는 것이 과연 보편적인 여론인가에 대해서도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가 건강하려면 이념적으로 어느 한 쪽의 편향된 목소리만 존
재해서는 안되고 두 측에서 균형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와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시민운동을 주도하는 단체들이 더 많이 형성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했다. 시민들이 더 나은 국가와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생각과 힘을 보태야 하는데, 특정 단
체와 단체장만을 교육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의 말은, 그것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그 목소리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지향해 갈 수 있도록 하는 ‘비전의 확산’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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