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구대회 구대회커피]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삶이 미래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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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회 구대회커피]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삶이 미래를 결정한다”

코리안드리머
기사입력 2016.07.0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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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회_01.jpg▲ 구대회 구대회커피 대표
 
세 사람만 들어서도 움직임이 더뎌지는 8평 남짓 공간에서 커피를 내리는 남자가 있다. 아는 사람만 오는, 그러나 한번 오면 계속 오게 되는 서울 마포구 신수동 골목 귀퉁이에 자리 잡은 ‘구대회커피’의 구대회 대표다. 자신의 이름을브랜드로 내건 만큼 커피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그의 로스팅 작업 공간에서 그를 만나 보았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누구에게나 싸고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저의 꿈입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보편적 커피 복지’를 구현하고 싶다는 말이었다. 밥은 굶어도 커피는 마셔야 한다고 할 만큼 필수 음료가 된 커피이기에 기왕이면 누구나 우리 가게에서 부담 없이, 맛있게 한 잔 마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작한 그의 ‘천 원 아메리카노’는 모두의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총매출액은 증가했다.
이제는 가게 주변 지역뿐 아니라 경기도 광주, 일산 등 먼 지역에서도 애호가들이 찾아오는 보편적 커피 복지의 실현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 이미 그곳은 구 대표에게 꿈의 공간이었다.

인터뷰 주인호 / 정리 허경은



그는 2년간 55개국을 돌며 커피 농장을 방문했다. 커피를 제대로 배워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서였다. 커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쌓일수록 그의 인생에도 많은 변화들이 생겼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는 EBS <세계테마여행>, MBC <불만제로>, SBS뉴스, 시사저널, 이코노미 조선, 동아일보 등 여러 매스컴에 등장해서 커피와 관련한 해박한 지식을 토로함으로써 화제의 인물이 되기도 했다. 커피숍 창업도 비교적 순조로웠다. 물론 초창기 얼마 동안은 정체기가 있었지만 매출구조가 빠르게 안정돼 갔다. 이후로는 관련 교육기관에 초빙되어 커피 강연을 하기도 하고 인터넷라디오방송 팟캐스트 <커피 읽어주는 남자>(2013)를 제작·진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커피여행 경험담과 창업 노하우를 담은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달/2016)를 출간했다. 커피를 정성껏 내리고, 누군가가 맛있게 음미할 수 있도록 하고, 세계 각국의 커피문화도 알려주고, 예비 창업가들에게 노하우를 나누어주는 그는, 자신이 꿈꾸어 온 대로 커피를 통해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향기나는 사람이었다.

구대회커피_03.jpg
 
구 대표에게는 의외의 인맥이 있다. <은전 한 닢>, <인연> 등을 쓴 시인이자 수필가 고 피천득(1910-2007) 선생이다. 구 대표는 어릴 적 국어교과서에서 작품을 통해 알게 된 저명 문인과 훗날 ‘친구’가 됐다. 지난 2014년에 출간된 금아 피천득 7주기 추모집 ‘인생은 작은 인연들로 아름답다’(샘터사/2014)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구 대표는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먼저 20대 초반부터 시작된 인생 멘토 피천득 선생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수필가 피천득 선생과의 오랜 인연

휴대전화가 보편화되기 전인 90년대 말까지는 안내전화 114가 사람들의 대화 연결고리였다. 114로 피천득 선생의 자택번호를 알아내어 직접 통화를 하고 흠모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 위에 ‘같은 하늘 아래에 선생님과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하고 어린 제자이자 친구가 되고 싶다’고 적어 보낸 것이 만남의 계기가 되었다.

“어릴 적 읽은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은 제자들에게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 미래는 너희들 것이 된다’고 했습니다. 아우슈비츠 생존자 빅터 프랭클의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보며 알 수 있는 건 썩은 냄새 진동하고 불안감이 엄습하는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자는 막연한 낙관주의자도, 평소 건강한 자도 아닌, ‘오늘 하루만 버티자’고 생각한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피천득 선생님이 저의 당돌한 구애(?)에 응답을 주시고 기꺼이 손을 잡아주신 건 작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시고 그 순간의 찰나를 잡아주시는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지금’에 충실하고 사랑하셨던 분들인거죠”

구 대표는 ‘지금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하며 주변의 흔한 사물 하나, 작은 만남, 그리고 그것을 통한 공감이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꿈’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답

“사람들은 꿈과 이상, 그리고 목표를 혼동하곤 합니다. 꿈과 이상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긴 하는데, 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이상은 가능한 것이라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이 하늘을 나는 것은 꿈이지만, 기구를 통해 나는 것은 이상인거죠. 가끔 어떤 이들은 현실이 각박해지면서 청소년에게 차라리 꿈 꾸지 말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건 매우 잘못된 이야기입니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이 있었기에 그 꿈에 가까운 방법을 찾아 이상을 실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상실현을 위해 수학을 마스터한다거나 5년안에 비행기를 만든다거나 하는 것 등은 목표가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가 ‘누구에게나 싸고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 것을 돌이켜보면, 가격과 맛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고, 누구에게나 모두 제공한다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임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명확한 꿈을 그려놓고 보니, 그 꿈을 이루고 싶어 세상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를 경험하러 커피여행을 떠나게 됐고, 한국인의 입맛과 물가기준을 두루 고려하여 가장 부담 없는 가격 ‘천 원 아메리카노’가 탄생한 것이 그의 이상실현이라고 볼 수 있다.

“아직 제 꿈을 다 이룬 건 아닙니다. 그래서 제 꿈을 말할 때 저는 ‘지금처럼 앞으로도’라는 말을 말미에 붙입니다.”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커피 한 잔이 사람들에게 휴식이 되고 행복이 되기를 계속해서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는 말이었다.

기본의 한계선을 높게 설정하라

구 대표가 강조하는 ‘기준을 높여라’라는 말은 목표를 높게 설정하라는 것이 아니다. 각자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최고치, 즉 ‘이건 기본이지’라고 말할 수 있는 한계선을 높게 설정하라는 말이라고 그는 말했다.

“기본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가령 책을 출간하고 나서 모든 홍보를 출판사에게만 맡겨 놓고 있다면 제 기준에서 그건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것입니다. 누군가는 홍보를 출판사 몫이라고 생각하고, 저 같은 경우는 적어도 작가 지인들에게만큼은 스스로 홍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기본인 것이죠. 8평 커피숍 공간의 절반을 차지한 로스팅 기계는 쉼 없이 돌아갑니다. 카운터에서 등 돌리기 무섭게 손님이 들이닥치는 바쁜 일상 중에도, 언제나 아침 저녁으로 기계를 깨끗이 닦아놓고, 로스팅 기계 위에는 절대로 짐을 올려놓지 않는다는 게 제가 생각하는 바리스타의 기본 자세입니다. 누군가는 500원을 더 올려 1500원에 팔아도 커피가 잘 팔릴거라고 하지만, 제가 아직까지는 1000원이 ‘부담 없는’ 가격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 가격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죠. 남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한 단계 더 엄격한 자기만의 기준을 정해놓으면, 그리고 그 기준에 충실하게 되면 자기만의 이상과 꿈에 한발짝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삶에 있어서 꿈만 원대해서는 안되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실제로 그가 살아온 과정을 통해 그의 말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밑바탕에 사람을 소중히 하는 마음이 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가 가장 좋아한다는 피천득 시인의 시 ‘이 순간’의 한 구절이 그에게서 느낀 기자의 개인적 인상을 잘 표현해 주는 듯싶다.

‘그들이 나를 잊고 / 내 기억 속에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 이 순간 /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4 (3).jpg▲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구대회 지음, 달/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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