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의 언어 (댄 주래프스키 지음 | 어크로스)
오늘저녁도 <냉장고를 부탁해> <집밥 백선생> 등 TV에서 펼쳐지는 쉐프들의 화려한 성찬으로 풍성하다. 언제부터인지 요리사, 주방장이란 이름은 ‘쉐프’라는 고급스런 이름으로 갈아입었다. 단지 이름만 바뀌었을 뿐인데 대중에게 느껴지는 폼새는 이전과 천지차이다. 요즘 초등학생들의 희망직업에 ‘쉐프’가 새로이 들어가 있고, 바라보는 부모들의 인식도 정말 많이 달라졌다.
‘음식의 언어’라고 씌어있는 책 제목과 더불어 7만명의 학생들이 수강한 스탠퍼드대 대표교양 강의라는 설명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였고,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과 그 음식의 언어를 연결하여 인류의 역사와 세계문화, 인간의 심리, 행동, 욕망의 근원을 연구한 점이 매우 흥미롭다.
저자는 음식의 언어는 문명화와 광대한 지구화 사이의 상호연관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며 그런 상호연관성은 최근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수백 년 전 또는 수천 년 전에 일어난 일이며,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즉 뭐가 먹기 좋은 것을 찾겠다는 욕구에 따라 한데 모인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가 음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 쓰는 말은 현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해독할 수 있는 암호이기도 하다고 한다.
저자와 연구진이 표본식당 수백 곳을 분석한 결과 내용을 토대로 밝혀진 내용들은 우리에게 매우 재미있고, 유익하다. 즉, 메뉴판의 음식이름이 길고 잘 쓰지 않는 희귀한 단어로 쓰여있다면 그렇지 않는 레스토랑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것, 이렇게 함으로써 그 음식과 레스토랑의 가치를 올리려는 마케팅 방식이며, 우리 식탁에 있는 토마토 케첩이 유럽이 아니라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하는 것은 우리에게 또 다른 시각의 문을 열어준다. 수천 년에 걸쳐 동서양을 오가며 변화해 온 음식과 인류의 역사가 담겨있는 식탁 위에 펼쳐진 세계지도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