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길위에서] "성장과 발전을 꿈꾸는 비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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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서] "성장과 발전을 꿈꾸는 비전이 필요하다"

안전한 나라지만 테러공포 여전히 남아 있어
기사입력 2016.04.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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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글·사진 유화연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케냐는 인도양 해안을 끼고 북동쪽으로 소말리아, 북쪽으로 에티오피아와 남수단, 서쪽으로 우간다, 남쪽으로 탄자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정식명칭은 케냐공화국(Republic of Kenya)이다. 항구도시 몸바사(Mombasa)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진 해상무역을 통해 케냐는 동아프리카 무역 및 금융의 중심지가 되었다.

농업과 관광업이 주요 산업이고 정치적으로도 비교적 안정적이라 아프리카에서 여행하기에 안전한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수도인 나이로비(Nairobi)는 1,676m의 고원에 있다. 나이로비 공항을 나오자 깊고 푸른 하늘과 선명하고 하얀 구름이 곧바로 눈에 들어 온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다워 20시간의 비행으로 몸과 마음에 쌓인 피로를 풀어준다. 하늘, 땅 어디를 향해서 셔터를 눌러도 다 그림같이 나오니, 여행자들이 갈망하는 축복의 땅임에 분명하다.

12-1 (1).jpg▲ 적도 표지판
 
나이로비에서 차로 7시간을 이동하여 시아야(Siaya)라는 도시에 도착했다. 차가 달리는 동안 적도(Equator)라고 적힌 팻말이 눈에 띄었지만 높은 지대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덥지 않다. 오히려 선선한 바람결을 느끼며 시아야시의 우콸라(Ukwala)라는 마을로 들어섰다. 마을 사람들은 닭과 소를 키우며 농사를 짓고 살아간다. 흔히 머릿속에 있던 아프리카 오지의 마을을 그리며 찾아갔으나, 생각만큼 생활수준이 열악하지는 않은 듯했다.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과 해맑은 미소가 낯선 여행객을 맞아준다. 곧 경계심 풀린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며 한마디씩 소리친다. “Give me sweets!”

아마도 자주 찾아오는 낯선이들이 구호품이나 갖가지 생필품들을 전달해 주었을 것이다. 밤에 전기가 잘 들어오지 않고 수도가 자주 끊긴다는 건 이미 도착과 함께 알아차린 사실이다. 
물론 달려드는 아이들에 적잖게 놀라긴 했다. 그래도 수도 나이로비에서 느꼈던 긴장감이나 경직된 분위기와는 달라 안심이 되었다.

케냐_아이들.jpg▲ 미소를 짓는 우콸라(Ukwala) 마을 아이들
 
많은 국제NGO들의 지원을 받는 케냐지만, 62명의 사망자와 17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던 2013년의 나이로비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사건 이후 낯선 이들에 대한 경계심이 아직 남아 있는 듯 했다. 사건 발생 후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모든 건물 입구에서는 소지품 검사와 엑스레이 검사를 한다. 나이로비에서는 여행자들의 사진촬영도 금지된다. 사진을 통해 건물구조가 노출되어 테러작전에 악용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서다. 때문에 나이로비에서는 여행자의 필수품인 카메라를 꺼내 들 수 조차 없었다.

그 때는 적잖이 아쉬웠지만, 우콸라 마을에서는 오히려 카메라 앞에 미소를 띄우며 다가오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이제서야 진짜 여행이 시작된 것 같아 설레기까지 했다. 그러나 설명해주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학교와 빈 교실을 둘러 보는 동안의 느낌은 안타까움이었다. 
흙으로 벽을 쌓고 지붕만 얹은 듯한 좁고 어두운 교실. 그나마 한 쪽 벽면에 세워진 칠판을 보고서야 그 곳이 학교임을 알 수 있을 뿐이었다.

케냐_학교.jpg▲ 우콸라 마을의 학교. 교실 외각(위)과 내부 모습
 
케냐의 한 지도자는 “가장 필요한 것은 물질적인 도움보다 교육적인 지원”이라고 했다. 그리고 교육에 대한 기술적 지원 보다는 정신적인 수련을 위한 학습이 이 곳 아이들에게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는데 익숙해진 탓일까. 이 곳 주민들은 주도적인 삶보단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듯 했다.

지도자들은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 보다 성장과 발전을 꿈꾸는 비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교육을 포기하지 않고 밤에 글을 읽을 수 있도록 작은 불빛이라도 보내달라고 내미는 손길에 풍족한 지원을 해주지 못함을 오히려 미안하게 여기며 발길을 돌린다.

그래도 그들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교육에 대한 열망으로 미루어 앞으로 더욱 발전해가는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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