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특별 기고] 미·중 문명의 충돌, 대한민국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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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미·중 문명의 충돌, 대한민국의 선택은?

기사입력 2020.08.2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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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산 지구촌평화연구소 대표

중국은 80년대부터 등소평의 개방개혁 정책을 통해 미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면서 급속한 성장의 시대를 맞이했다. 미국은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하여 중국의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해주었고 세계의 공장으로 중국이 변신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미국은 중국과 협력을 통해 소련을 봉쇄하기 위한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중국이 개방과 개혁을 통해 시장경제 체제로 나아가게 유도하고 이를 통해 정치적으로도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에서 벗어나 민주적 시스템이 작동하는 사회로 나아가길 기대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시장 경제 시스템으로 나아가는 듯 했지만 근본적으로 사회 및 정치적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를 가지고 있다. 오히려 중국 공산당 권력이 정책적으로 시장경제요소가 사회 내부로 스며드는 것에 대한 한계를 정하고 속도를 조절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중국 경제의 약점


중국이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하면서도 사회주의 경제 체제를 고수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국가의 지원과 통제를 받는 국영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돈의 힘으로 막대한 부채를 양산하면서도 정책적으로 국영기업들을 지원했다. 천문학적인 부채에도 불구하고 중앙 및 지방 정부에 의해 당이 목표한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중국 내부의 물질적 수요와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막대한 인프라 투자, 과잉생산과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약점 중에 하나는 내수 시장이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다. 리커창 총리가 밝혔듯이 한 달 소득이 1천 위안 아래인 중국인들이 6억명 이상이라고 한 것은 중국인 대다수가 내수 시장을 떠받칠 구매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이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경제 성장을 통해 빈부격차를 줄이고 대다수의 중국인들을 구매력이 있는 중산층으로 변모시켜야 하지만 이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 정부 부채 증가, 과잉생산과 투자, 민간기업의 부진, 지역 불균형 발전, 그림자 금융의 비대, 빈부격차 확대 등 중국 경제가 넘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중국 환상에서 벗어난 미국


2018년 10월 4일 펜스 부통령은 허드슨 연구소 연설에서 “중국을 친구로 생각하고 개혁개방에 많은 원조를 했지만 중국 공산당은 17년 동안 거짓과 사기를 일삼으며 중국의 자유화 바람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 왔고 미국을 등쳐먹으며 권위적 국가운영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연장선상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21일 ‘미국의 대(對)중국전략’을 미 의회에 제출했다. 이것은 지난 2017년 미 국방부가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을 바탕으로 미국 행정부의 향후 대중국전략 및 정책 방향을 집약한 보고서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약 40년 동안 취해왔던 중국에 대한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전제한다. 펜스부통령의 연설과 트럼프 행정부의 보고서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 지도자들은 중국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났고 더 이상 중국의 정치적 민주화나 변화를 기대하지 않게 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홍콩 문제는 이러한 미국 지도자들의 확신을 더해주고 있다. 결국 중국 공산당 정권의 붕괴 없이는 미국이 추구하는 전략이 세계적인 차원에서 관철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볼 수 있다. 


미·중 패권전쟁은 이데올로기의 충돌


앞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의 패권 전쟁은 군사 및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이념 및 가치의 영역으로도 확대될 것이다. 그런데 패권 전쟁이 심화될수록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국가는 중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조지타운대학 교수 매튜 크로에니그(Matthew Kroenig)는 최근 그의 저서 『The Return of Great Power Rivalry』를 통해 역사상 민주주의 국가와 독재주의 국가의 싸움에서 항상 민주주의 국가가 승리하였다고 못 박으며, 패권 전쟁에서 중국은 결코 미국을 이길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비록 미국은 중국에 대한 압박이 중국의 국내 지배 모델을 변화시키는 시도로 보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은 은근히 이러한 것을 노리는지도 모른다. 


최근 폼페이오 장관이 캘리포니아 닉슨 도서관에서 행한 연설에서도 중국 공산당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나타나 있다. 그는 ‘공산주의자 중국과 자유세계의 미래(Communist China and the Free World’s Future)’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지금까지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50여년간 추진해온 포용 정책을 마감하고 중국 공산당의 도전으로부터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사명이며, 미국은 이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위와 같은 발언은 경제를 넘어 미국이 중국의 패권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새로운 민주주의 국가의 동맹체 구성을 비롯한 이데올로기 전쟁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보·경제·평화 실현을 위한 대한민국의 선택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 격화는 대한민국에 있어서 위기이자 기회이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 그 와중에 대한민국은 선택의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양국에 안보·경제에 있어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양자택일적 상황이 오면 선택의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란 뜻이다. ‘안미경중(安美經中)’이라는 말처럼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한다는 말로 선택의 상황을 모면하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미국을 선택해야 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미국은 자유민주주의라는 한국과 동일한 가치와 체재 이념을 가진 나라이며, 이에 기초하여 통일국가를 건설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국가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고, 현재와 미래에 어떤 나라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가치이다. 


둘째, 중국은 비민주적 권위주의 국가로 자국 국민들에 대한 폭압적 통치를 자행하고 있다. 종교와 신앙의 자유 또한 형식적으로만 존재한다. 1백만명 이상의 위그루인들과 소수민족, 소수 종교인들을 정치범 수용소에 구금했다. 정치범 수용소에서 그들은 강제노동과 이데올로기 세뇌교육, 육체·정신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 이러한 야만적인 탄압은 문명국가로서 용납될 수 없다. 


셋째, 중국은 대외 관계에 있어서도 자유롭고 개방되며 규칙에 기초해야 한다는 국제 질서를 지속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 중국은 국력이 증강됨에 따라 자국의 이익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제거하고 중국의 전략적 목표들을 전 세계적으로 성취하기 위해 위협과 강제의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평화를 사랑하는 한민족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으며, 상생과 호혜의 정신으로 국제 관계를 추구하는 대한민국의 지향과 모순된다.      


넷째,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경제적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탈중국 또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미국의 정책을 따라가고 있다. 미국 주도의 탈 중국 경제번영네트워크(EPN)는 44조 달러 규모로, 친 중국 네트워크의 19조 달러에 비해 2배 이상 크다.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EPN시장이 더욱 규모가 크고 매력적임에는 틀림이 없다. 대한민국이 미국을 선택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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