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북·중 접경 1500km 대장정… 통일 길잡이 역할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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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접경 1500km 대장정… 통일 길잡이 역할 결의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교수협의회, 북·중 접경지역 방문 연수
기사입력 2020.01.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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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s.jpg▲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장백)에 도착한 AKU교수협의회 연수단이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는 슬로건 타올을 들고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단동-장백-도문'으로 이어지는 북·중 접경지역 연수   
압록·두만강을 경계로 극명한 차이 드러나... 북·중 교역도 중단된 상태
북한의 사막화 · 장마당 실태 관측… “통일 후 북한 재건 계획수립 시급”

“마치 60년대의 한국을 보는 것 같다. 도로 위 자동차나 철로 위 기차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밤에는 암흑이라 이 곳에 도시가 있는 지를 해가 뜬 후에 알았다.” 

압록강을 경계로 북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중국 단동 지역에서 첫째 날을 맞이한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AKU: Action for Korea United) 교수협의회’ 연수단은 하나같이 북한의 실태를 직접 관측한 후 이와 같이 탄식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홍익인간(弘益人間) 이념에 기초한 ‘코리안드림’ 비전을 바탕으로 자유·평등·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한 통일 실현을 위해 생활형 통일운동을 확산하고 세미나·학술 지원 등을 목적으로 조직된 AKU교수협의회가 오는 3월 공식 창립을 앞두고 협의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첫 번째 행보로 북·중 접경지역을 찾았다. 

10s.jpg▲ 연수단이 망원경을 이용해 북녘땅을 바라보고 있다. 압록강 건너 북측(오른쪽)에서 포착된 북한 주민의 모습.
 
1월 12일부터 18일까지 북한의 신의주-혜산-온성과 맞닿은 중국의 단동-장백-도문 접경지대를 방문한 연수단은 압록·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극명히 대비되는 중국과 북한의 풍경을 바라보며 현지 전문가의 설명을 들었다. 

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추진해 온 라인길 AKU교수협의회 창립준비위원회 사무총장은 “대북제재로 북중 교역이 중단되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단동 시내에 와보니 영업이 중단되고 폐쇄된 북한 식당들을 확인할 수 있어 현실을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압록강 변에 나와 휴대폰 촬영을 즐기는 북한 사람들도 눈에 띄는 걸 보니, 휴대폰 보급으로 정보 공유가 많이 용이해졌을 것으로도 파악된다. 앞으로 더 많은 전문가와 시민들이 이런 연수 기회를 통해 북한의 현실을 직접 목도하고 북한 주민을 변화시킬 현실적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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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간의 여정을 통해 북녘 모습을 관측한 연수단은 “통일 후가 더 걱정되는 시간이었다”며 낙후된 전기 시설과 전력 공급률, 민둥산 방치에 따른 사막화 현상 등을 우려했다. 

오랜 기간 연료 부족으로 인해 나무를 베어 쓰며 파괴된 북한의 산들은 이미 토질 저하 상태가 심각해 나무를 심어도 더이상 자라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질 개선, 산림 복원, 나아가 전기·통신·도로 시설 등의 인프라 구축까지 통일 후 추진돼야 할 북한 재건 사업에 대한 계획 수립이 시급한 상태이다. 

연수에 동행한 한 탈북민 박사는 “압록강, 두만강 건너 편에 서서 다시 고향 땅을 바라보니 마음이 울컥하고 무겁다”고 소회를 밝히며 개인적 경험과 연구해 온 자료들을 토대로 북한의 실태를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강 건너 북녘 땅에서 관측되는 주민들과 황폐해진 산림을 가리키며 인권과 자연 등 모든 것의 치유를 위해서 통일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11s.jpg▲ 북중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의 풍경
 
류경식당·고려관·송도원·평양고려식당 등 단동에 위치한 대부분의 북한 식당들은 굳게 문을 닫고 있었다.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지역을 방문한 서인택 AKU 공동상임의장은 “당시 북한 식당들이 성업 중이었고 국경을 오가는 트럭들도 도로 위에 가득했는데 지금은 차량 한 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상황이 변했다. 단동은 북·중 무역 거래의 70%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 지대이다. 이 정도 상태라면 대북제재로 인한 북한의 경제적 상황 악화는 매우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다양한 루트를 통해 들어오는 북한의 동향을 종합해보면 급변 사태의 발생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하며 “ 북한 주민들도 외부정보를 많이 접해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 급변 사태가 일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통일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항상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갑작스런 변화를 올바르고 평화적인 통일로 견인하기 위해 남북 주민 모두가 공감할 명확한 국가 비전이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07s.jpg▲ 서인택 AKU 공동상임의장이 '코리안 드림'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연수 기간 중 ‘코리안 드림’이란 통일 비전을 주제로 특별 강연도 진행한 그는 “통일 운동을 오래 전개해왔지만 이 곳에서 직접 본 북한의 풍경과 그로 인해 든 생각과 결심들은 쉽게 못잊을 것 같다. 다른 많은 지도자들과 한국 시민들이 이 곳 단동에서 시작해 우리 민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연변조선족자치주를 잇는 접경 지대를 돌아보며 함께 고민하고 통일 방안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전 일정에 동행하지는 못했지만 연수 기획 단계에서 설계를 도운 강동완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 교수는 음성가이드를 지원하며 “접경 지대를 수차례 다녀왔지만 매번 갈 때마다 또 다른 (북한의)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통일의 길이 외롭고 힘들더라도 이런 활동을 지속해 반드시 통일의 결실을 맺자.”며 힘을 보탰다. 

12s.jpg▲ 연수단이 북녘땅을 향해 통일을 염원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번 연수에는 일부 탈북민을 포함해 통일·외교 분야 전문가 15명이 참여했다. 전 북한 장교 출신의 탈북민 곽명일 IFI연구소 소장은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 음악 등을 접하며 외부세계를 알게 됐고 결국엔 탈북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히며 “외부 정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체제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갖게 되었을 때 변화를 주도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보내는 정보가 이들의 인권 신장과 직결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편흥열 서정대학교 교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분명하고 강력한 목표와 확신을 갖게 됐다.”며 더 적극적인 활동 의지를 전했고, 윤영자 온양아산향토문화연구원 원장은 “많은 시민들의 통일 염원을 모으기 위해 지역 사회에서 통일 운동을 더욱 활발히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15s.jpg▲ 북한 중강진에 위치한 '청년광산촌'의 풍경. 북한의 체제 선전을 위한 선전 판과 주체사상탑이 세워져있다.
 
북한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알려진 중강진의 맞은 편에서 북녘 땅을 바라보면 '사회주의 지상낙원'이라 불리는 북의 대표적 선전 지대 중 하나인 '청년광산촌'이 내려다보인다. '우리나라 사회주의 제도 만세!',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만세!' 등을 새겨 넣은 초대형 선전 판이 세워져 있고 빼곡히 주택들도 들어서있다. 속도전(최단 기간 내 최상의 성과를 이룩하는 사회주의 건설 방식을 일컫는 북한용어)으로 풍부한 식량과 전기 등을 얻어낸 ‘인민의 낙원’으로 선전하지만 밤이 되면 붉은 색의 선전 판을 제외하고는 다시 암흑으로 변하는 곳이다. 

한 탈북자는 “이런 영하 20도의 날씨에도 저 곳 주민들은 매서운 칼바람을 이겨내며 거름 전투에 뛰어든다. 모든 것이 풍족하다고 선전하는 곳에 살지만 그들의 양식 곡간은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자유가 제한된 곳에서는 지상 낙원을 꿈꿀 수 없다. 눈이 녹아야 봄이 오듯, 하루 빨리 저 땅에도 자유의 훈풍이 불길 소망한다.”고 말해 현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AKU 교수협의회는 이번 연수를 시작으로 하여 국내 연수 프로그램도 추진할 예정이다. 창립준비위는 정기 세미나, 학술지 발간, 현장 체험학습 등을 통해 조직을 확대할 계획이며 특히 청년 세대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대학생들과의 연계 활동도 추진하게 된다.

01s.jpg▲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가르는 도문시 중조변경(中朝边境)에서 연수단이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는 슬로건 타올을 펼쳐보이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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