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용규 이시돌사운드] “진심을 담아 하나된 목소리 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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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규 이시돌사운드] “진심을 담아 하나된 목소리 내야 할 때”

코리안 드리머
기사입력 2019.06.28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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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s.jpg▲ 김용규 이시돌사운드 대표 / 성우
 
사람의 첫 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들 가운데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목소리’이다. 목소리의 좋고 나쁨은 단순히 목을 통해 나오는 진동만이 아니라 거기에 담긴 감정과 전달력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따뜻한 목소리’, ‘진심이 담긴 목소리’, ‘신뢰감 있는 목소리’ 등과 같이 목소리 앞에는 이렇듯 감정적인 수식어가 썩 잘 어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성우이자 녹음실 운영자인 김용규 이시돌사운드 대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목소리를 통해서였다. 통일운동 시민단체인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이하, 통일천사)의 홍보영상 속 나레이션으로 김 대표의 목소리가 자주 등장하는데, 통일천사 관계자를 통해 김 대표가 여러차례 재능기부로 참여해왔음을 알게 됐다. 목소리에서 느껴진 따뜻함이 단순히 성대가 아니라 마음에서부터 시작된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20여년 간 녹음실을 운영해오며 뮤지컬, 광고, 라디오, 더빙, 캠페인 및 선거송 등에 이르기까지 1,000여 곡 이상의 각종 녹음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뿐 아니라 직접 작사·작곡한 곡도 다수이며 가수로도 활동한 바 있다. 음악이 있는 곳에 모두 참여해 왔다고 볼 수 있는데, 김 대표는 “언어 장벽도 무너뜨릴 수 있게 하는 게 음악의 힘”이라며 “통일 운동에도 음악이 잘 접목돼 그 힘이 발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글 허경은 / 사진 이용현


재능기부로 통일천사 활동 시작

김용규 대표가 통일천사 활동에 참여하게 된 것은 3년 전으로 올라간다. 2016년 2월, 통일천사가 지원하고 탈북 청소년들의 대안학교인 겨레얼학교 학생들이 연기자로 참여한 뮤지컬 ‘꿈’이 공연됐는데, 당시 음악감독을 김 대표가 맡았다. 

뮤지컬 꿈(2).jpg▲ 2016년 2월 롯데백화점영드포점 문화홀에서 탈북 청소년들의 탈북과 한국 정착과정을 주제로 한 창작뮤지컬 '꿈'이 공연 중이다. 김용규 이시돌사운드 대표가 음악감독을 맡아 진행됐다.
 
“이 공연에 참여하기 전부터 탈북민들과 몇 차례 교류는 있었습니다. 저의 형도 탈북민 단체와 함께 공연하거나 금강산에도 다녀오는 등 북한과의 인연이 있었거든요. 우연히 통일천사 관계자 한 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탈북 청소년들과 창작뮤지컬을 제작한다고 하여 말씀을 나누다보니 직접 참여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네요.”

김 대표는 탈북 청소년들과 녹음 작업을 하며 처음엔 어색해하고 위축돼있던 아이들이 끝날 때쯤엔 많이 오픈되고 자신감을 찾은 게 보여 보람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최근 통일천사가 매년 주최하고 있는 ‘한반도 탁구 대축제’의 홍보 영상에도 나레이터로 참여했다. 기꺼이 무료로 목소리를 기부했는데, 그의 목소리가 궁금하다면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듣기평가를 떠올려보면 좋다. 성우 경력의 대표작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지금은 폐지된)언어영역 듣기평가의 목소리가 바로 저입니다.”라고 밝혔다. 

“수능 언어영역 듣기평가가 6문제 있었는데, 시각장애인도 있으니 전 문제 녹음을 해야 했습니다. 또 문제가 노출되면 안되기 때문에 수능 시즌이 되면 보름 정도는 여느 문제출제자들과 마찬가지로 감금(?)되다시피 한 장소에 갇혀있다 시험이 종료되어야 나올 수 있었죠. 각종 모의고사 녹음 등 듣기평가가 없어지기 전까지 10년 정도를 했으니 아마 지금의 30~40대 한국 분들은 저의 목소리를 자주 접했을 거라고 봅니다.” 

음악으로 치유 받고, 치유 하다

연극영화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자연스레 발성, 연기, 음악 등 예술분야에 있어 두루 학업을 거쳤고 이후 개인 녹음실을 갖고 싶어 작게 공간을 얻고 장비를 들이기 시작한 게 지금의 ‘이시돌사운드’(ISIDORE Sound) 녹음실 운영에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했다.

“처음엔 일산 쪽에서 지하 공간을 하나 얻어 작업실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멀티 동화’ 제작을 했었는데, 동화책을 영상으로 만들고 음악을 깔아 보여주는 일종의 동화구연 사업이었습니다. 지금은 유투브 같은 채널이 성장해서 사양된 사업이죠. 그래도 개인 녹음실을 갖추고 있어서인지 기업이나 광고사, 뮤지컬 극단 등에서 자주 작업 의뢰가 들어오곤 했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작업량을 소화해오다 약 10년전쯤에 이 곳 신촌 인근으로 옮겨오게 됐습니다.” 
   
02.jpg▲ 김용규 대표가 운영 중인 '이시돌사운드' 녹음 스튜디오 내부 전경 (출처=이시돌사운드 홈페이지)
 
성우로, 음원 제작자로 경력을 쌓아온 김 대표는 가수로서도 활동했는데, 코러스협회에 소속돼 만화 주제가, CM송 등을 불렀고 각종 대회에서의 수상 이력도 갖고있다. 뜻밖에 브라운관에도 등장, 얼굴과 노래 실력을 선보인 적이 있는데 바로 JTBC '히든싱어' 시즌3(2014년)의 가수 이승환 편을 통해서다.

“가수 이승환씨의 노래를 불러 유투브에 올린 적이 있었는데 방송 작가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히든싱어 이승환편 제작을 준비한다고 하셔서, 워낙 제가 팬이기도 했기에 바로 지원하게 되었죠. 예심 기간만 1년은 걸린 것 같네요. 수많은 이승환(모창자)들을 만났고, 그들 중에 아마도 제가 가장 오래 기다린 예심자가 아닌가 싶은데 정작 본방송 무대에서는 1라운드 탈락자가 되어 많이 아쉽기도 합니다.(웃음)”

출연 이후에도 계속해서 당시 출연진들과 함께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김 대표는 음악이 있는 곳에,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가 필요한 곳에 기꺼이 자리를 함께 한다. 그것을 통해 스스로 치유 받고, 타인을 치유하기도 하는 음악의 힘이 있기 때문이란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01.jpg▲ 2014년 JTBC '히든싱어' 시즌3에서 가수 이승환 편에 출연한 김용규 이시돌사운드 대표 (출처=JTBC'히든싱어' 방송화면 캡쳐)
 
“통일은 정치적 사안 아냐” 

김 대표는 음악의 힘을 보이지 않는 장벽을 무너뜨리는 힘이라고 함축했다. 

“지금 BTS의 국제무대에서의 활약을 보면 놀랍다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마치 과거 90년대 초에 내한했던 '뉴키즈 온 더 블록'을 보는 것 같죠. 우리가 뜻도 잘 모르는 팝송의 영어가사를 따라 부르고 열광적으로 환호했던 것처럼 한국어를, 심지어 한국이란 나라 조차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가수의 노래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음악의 힘일 것입니다. 상호간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걷어내고 하나게 되게 하는 것.”

노래의 힘과 파급력을 확신한 김 대표는 “그런데 통일천사 등을 통해 만들어진 통일 노래의 확산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아 아쉽다.”고도 털어놨다. 

“최근 한반도의 분위기를 보면, 작년에는 마치 당장 통일이 될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다가 올해에는 반전되기도 하는 등 변화가 많았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 통일천사가 ‘원 드림 원 코리아’, ‘코리안 드림’ 등과 같은 통일 비전을 담은 노래를 만들었지만, 캠페인을 접한 사람들 외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아무리 통일을 외쳐봐도, 한국 사회에서는 정치적인 해석으로 몰리기 때문일까요.”

그는 통일 캠페인을 전개할 때 좋은 미사여구 대신에 차라리 ‘통일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솔직하고도 명확한 슬로건을 써 보는 것도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통일이 쉬운 일은 아니죠. 우리 스스로 강하지 않으니 명확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고, 또 여전히 외세의 영향력도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부에서조차 통일을 국가적이고 정치적인 이슈로 다루다보니 일반 시민들이 즐겁고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과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통일 문제를 순수하게 바라보고 문화적인 힘으로 접근해 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네요.”   

통일 후 혼란 우려…“그럼에도 반드시 이뤄야 할 소명” 

김 대표의 스튜디오 이름(이시돌)에서도 짐작이 되 듯 그는 천주교 신자이다. 가끔 공익적 활동에 재능기부로 참여하듯 신앙인으로서도 카톨릭 생활성가 제작에 동참하고 있다. 

“제17회 CPBC창작생활성가제로 인연을 맺은 '열일곱이다'라는 찬양팀과 매월 17일 
각종 음원사이트 및 평화방송을 통해 음원 공개를 하고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의 일환일 수 있죠. 저 또한 북한에도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길 희망하지만 한편으론 매우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마 북한 사회가 개방된다면 많은 분야들 중에서도 종교(인·시설)가 가장 먼저 그 땅에 들어갈 것 같은데 일대 혼란이 일지 않을까 싶어서요.”

최근 출범한 ‘북한 종교와 신앙의 자유 국제 연대’ 소식을 전하고 그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묻자 김 대표는 한국의 천주교 역사를 언급하며 설명을 이엇다.

“한국에 천주교가 뿌리내리기까지 정말 많은 순교자들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 근대화에 종교인들의 역할이 컸던 건 사실이지만 그들이 사회에 받아들여져 순기능을 하기 전까지는 깊은 갈등과 배척, 혼란이 있었습니다. 북한 사회는 거의 갈고 닦지 않은 원석에 가깝습니다.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뿌리내리길 소망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얼마나 많은 희생과 혼란이 일지 우려되네요.”

김 대표는 통일 후 닥칠 혼란을 걱정하는 한편 “그럼에도 통일은 반드시 되어야 하고 우리가 직접 이루어야 할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와 결부시켜 해석하지 말고 쉽게는 주변의 시민 운동에 참여하는 것으로부터 통일운동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지난 해 여름 통일 열망을 품고 서울에서 통일전망대까지 자전거로 달리는 'ONE K 글로벌캠페인 코리안드림챌린지'에도 참여한 그는 “이런 작은 관심과 참여가 통일운동의 시작”이라고 알렸다. 

그는 녹음실을 차리고 싶은 꿈, 예술의 전당 무대에 오르는 상상 등 어릴 때부터 바랐던 소원들이 정말 믿고 의지한 만큼 이루어졌다고 했다. 습관적으로라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진심으로 바라며 하나의 목소리를 냈을 때 그 바람이 그저 허황된 꿈이 아니라 현실로 가는 노력의 하나임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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